현대차, 2분기 이익 감소세 속 미국 관세 폭탄 우려 증폭
미국 IRA 세액 공제 종료 및 추가 관세 가능성, 2025년 하반기 이후 실적에 먹구름 드리워

2025년 2분기 현대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는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혜택 축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특히 하반기 미국 시장에서 IRA의 영향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추가적인 미국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언급해 향후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대자동차의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는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매출액은 43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조 8,000억 원으로 2.5%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4조 원대 영업이익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순이익 역시 3조 1,000억 원으로 4.0% 감소했다.
이번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은 북미 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다. 특히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 이후, 북미에서 생산되지 않는 전기차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IRA로 인한 세액 공제 혜택 종료가 당사 전기차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이러한 영향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차의 2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도 수익성 악화에 기여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니켈 등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전기차 생산 원가 부담이 가중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되어 소비자 구매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또한 미국 정부의 추가적인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만약 추가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더욱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는 당사의 미국 시장 전략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생산 기지 다변화와 공급망 재편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IRA의 직접적인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 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은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시 연간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IRA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현대차의 미국 시장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대차는 IRA 규정에 부합하는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국 내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핵심 광물 조달 다변화를 통해 IRA의 배터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세액 공제 혜택을 넘어, 안정적인 전기차 생산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조지아 공장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IRA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기간 동안 현대차는 기존 전기차 모델의 가격 경쟁력 유지와 함께, 하이브리드차 및 내연기관차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제네시스 등 고수익 모델의 판매를 확대하여 전체적인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현대차 역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 및 공급망을 다변화하여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예측 불가능한 국제 정세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판매 부진은 현대차에게 또 다른 도전 과제다.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급성장과 가격 경쟁 심화로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 특화된 모델 개발과 전동화 전환 가속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지만, 단기간 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불안정과 글로벌 물류난도 현대차의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원유 및 천연가스 가격 변동은 운송 비용과 생산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최종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현대차는 2025년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IRA의 부정적인 영향이 본격화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완성차 업계 전반의 경쟁 심화와 신기술 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 부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현대차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첫째,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자율주행, 로보틱스,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등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둘째,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북미 시장에서는 IRA 규제에 부합하는 생산 시스템을 조기 구축하고,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며, 신흥 시장에서는 현지 수요에 맞는 모델을 출시하여 판매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셋째, 고부가가치 모델 판매를 확대하고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강화한다. 제네시스, SUV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효율적인 생산 및 판매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비용 절감 노력과 함께 재고 관리 최적화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