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코·모리나가 사건, 미궁 속으로 사라진 '괴인 21면상'
경찰 조롱하며 거액 요구, 독극물 위협까지... 전대미문의 범죄 행각 끝내 미제로

일본 사회를 뒤흔들었던 희대의 미제 사건, '글리코·모리나가 사건'이 30년이 넘도록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1984년부터 1985년까지 일본의 대형 제과 회사인 에자키 글리코와 모리나가 제과를 표적으로 삼아 협박, 독극물 투입 등 일련의 범죄 행각을 벌였던 범인 집단 '괴인 21면상'. 이들은 언론을 통해 경찰과 기업을 조롱하며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지만, 결국 단 한 명의 용의자도 체포되지 않은 채 공소시효 만료로 영구 미제 사건으로 종결됐다.
1984년 3월 18일, 일본 오사카. 일본의 대표적인 제과 기업인 에자키 글리코의 사장 에자키 가쓰히사가 자택에서 복면을 쓴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것이 '글리코·모리나가 사건'의 서막이었다. 범인들은 에자키 사장을 3일 만에 풀어주었지만, 이후 글리코 본사 및 공장에 방화 위협을 가하고, 10억 엔과 금괴 100kg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협박을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괴인 21면상'이라고 칭하며, 언론사에 범행 성명과 경찰을 조롱하는 편지를 보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범인들의 대담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경찰의 수사망을 교묘하게 피하며, 언론에 편지를 보내 수사 관계자들을 조롱했다. 특히, 이들이 '글리코 사장님께', '일본 경찰 여러분께' 등의 제목으로 보낸 편지들은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편지 내용에는 글리코 사장의 사생활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어 내부 소행 가능성도 제기되었지만, 명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인들은... 더보기